2번 글에서 배를 움직이는 엔진을 주기관, 전기를 만드는 엔진을 보조기관이라고 부른다고 소개했어요.
선박용 엔진은 발전기용과 추진용 모델을 따로 내기도 하고, 같은 기본 엔진을 바탕으로 용도에 따라 출력을 다르게 정해서 판매하기도 해요.
실제로 저희 대리점에서 다루는 엔진도 발전기용과 메인엔진(추진용)용 모델이 따로 나옵니다. 겉으로 보면 비슷해 보여도, 처음부터 용도에 맞춰 다르게 만들어지는 거예요.
생긴 건 비슷해도, 두 엔진은 일하는 방식이 꽤 다릅니다.
이 글에서는 발전기 엔진과 추진용 엔진이 회전수, 회전수를 조절하는 방법, 출력 등급, 연결 방식에서 어떻게 다른지 쉽게 비교해볼게요.
다 읽고 나면 발전기 엔진이 왜 항상 같은 속도로 도는지 이해할 수 있을 거예요.
주기관과 보조기관이 아직 낯설다면 두 번째 글 “선박에는 왜 엔진이 필요할까?”를 먼저 읽고 오시면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어요.
한눈에 비교하기
| 구분 | 발전기 엔진 | 추진용 엔진 |
|---|---|---|
| 하는 일 | 발전기를 돌려 전기를 만듦 | 프로펠러를 돌려 배를 움직임 |
| 회전수 | 정해진 회전수로 일정하게 유지 | 배 속도에 따라 바뀜 |
| 회전수 조절 | 거버너가 자동으로 일정하게 지킴 | 조종 레버로 원하는 회전수를 정함 |
| 연결된 장치 | 발전기 (한 받침대 위 세트) | 감속기, 프로펠러 축 |
| 운전 시간 | 정박 중에도 운전, 시간이 빨리 쌓임 | 배가 움직일 때만 운전 |
가장 큰 차이는 회전수예요. 추진용 엔진은 배의 속도에 따라 회전수를 바꾸지만, 발전기 엔진은 거의 항상 같은 회전수로 돕니다. 왜 그런지부터 알아볼게요.
발전기 엔진은 왜 항상 같은 속도로 돌까?
우리 집 콘센트에 들어오는 전기는 1초에 60번 방향이 바뀝니다. 이걸 주파수라고 하고, 60Hz(헤르츠)라고 써요.
배 안의 전기도 마찬가지로 정해진 주파수를 지켜야 합니다. 그래야 펌프 모터, 조명, 항해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거든요.
발전기에서 나오는 전기의 주파수는 발전기를 돌리는 속도에 따라 정해져요. 발전기를 빨리 돌리면 주파수가 올라가고, 느리게 돌리면 내려갑니다.
그래서 주파수를 60Hz로 지키려면 엔진이 정해진 속도를 꾸준히 유지해야 해요.
예를 들어 60Hz 전기를 쓰는 배에서 많이 쓰는 발전기와 짝을 이루면, 고속 발전기 엔진은 보통 1분에 1,800번 돌도록 맞춥니다.
발전기의 구조(극수)에 따라 이 숫자가 달라지는데, 아래 표처럼 정해져 있어요.
| 발전기 극수 | 60Hz일 때 | 50Hz일 때 |
|---|---|---|
| 4극 | 1,800rpm | 1,500rpm |
| 6극 | 1,200rpm | 1,000rpm |
| 8극 | 900rpm | 750rpm |
| 10극 | 720rpm | 600rpm |
※ 회전수(rpm) = 120 × 주파수 ÷ 극수.
고속엔진은 주로 4극, 중속엔진은 6극 이상 발전기와 짝을 이룹니다.
표를 외울 필요는 없어요. “발전기 엔진은 전기 품질을 지키기 위해 정해진 회전수로 돈다”는 것만 기억하면 충분합니다.
회전수를 지키는 장치, 거버너
그런데 발전기 엔진이 늘 같은 속도로 돌기는 생각보다 어려워요. 배 안에서 전기를 쓰는 양이 수시로 바뀌기 때문이에요.
큰 펌프가 갑자기 켜지면 발전기에 걸리는 부담이 확 늘어나고, 엔진은 순간적으로 느려지려고 합니다. 반대로 펌프가 꺼지면 부담이 줄어서 엔진이 빨라지려고 해요.
이때 거버너(Governor)가 일을 합니다. 거버너는 엔진 회전수를 계속 지켜보다가, 느려지면 연료를 더 넣고 빨라지면 연료를 줄여서 회전수를 일정하게 지켜요.
자동차의 크루즈 컨트롤이 오르막에서는 가속하고 내리막에서는 속도를 줄여 일정한 속도를 유지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추진용 엔진에도 거버너가 있지만, 역할이 조금 달라요. 추진용 엔진은 선장이나 기관사가 조종 레버로 원하는 회전수를 정하면, 거버너가 그 회전수에 맞춰 엔진을 조절합니다.
거버너는 따로 한 편으로 자세히 다룰 예정이에요.
걸리는 부담의 모양이 달라요
두 엔진은 부담이 걸리는 방식도 다릅니다.
발전기 엔진은 회전수는 그대로인데 부담만 오르락내리락해요. 전기를 많이 쓰면 부담이 늘고, 적게 쓰면 줄어듭니다. 그리고 그 변화가 갑자기 찾아와요.
추진용 엔진은 회전수와 부담이 함께 움직여요. 배의 속도를 올리려고 회전수를 높이면, 프로펠러가 밀어내야 할 물의 양이 급격히 늘어나서 엔진에 걸리는 부담도 크게 늘어납니다.
속도를 조금만 올려도 필요한 힘은 훨씬 많이 늘어나요. 그래서 배가 최고 속도 가까이 달릴 때 연료 소모가 확 늘어나는 거예요.
발전기 여러 대를 함께 돌리는 병렬운전
2번 글에서 배에는 발전기가 여러 대 있다고 했죠. 전기를 많이 써야 할 때는 발전기 두 대 이상을 동시에 돌려서 전기를 함께 공급하는데, 이걸 병렬운전이라고 해요.
병렬운전을 하려면 두 발전기의 주파수와 전압, 타이밍을 정확히 맞춘 뒤 연결해야 합니다.
박자가 맞지 않은 상태로 연결하면 큰 충격이 생길 수 있거든요.
연결한 뒤에는 두 발전기가 부담을 골고루 나눠 지도록 조절해요. 이렇게 함께 일할 수 있는 것도 발전기 엔진이 일정한 회전수를 정확하게 지키기 때문입니다.
같은 엔진이라도 출력 등급이 달라요
선박용 엔진은 같은 모델이라도 어디에, 어떻게 쓰느냐에 따라 낼 수 있는 출력을 다르게 정해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걸 출력 등급(Rating)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하루 종일 쉬지 않고 무거운 부담으로 돌아야 하는 배에 들어가는 엔진은 출력을 낮게 잡아서 오래 버티게 하고, 짧은 시간만 최대 출력을 쓰는 고속정 같은 배에는 출력을 높게 잡습니다. 같은 엔진이라도 무리하지 않게 쓰면 더 오래 가는 거예요.
발전기 엔진은 정해진 회전수로 꾸준히 돌아야 해서, 발전기 용도에 맞는 등급으로 따로 정해집니다.
구체적인 등급 이름과 기준은 제조사마다 다르기 때문에 엔진을 고를 때는 제조사 자료를 확인해야 해요.
연결 방식과 생김새도 달라요
발전기 엔진은 발전기와 함께 하나의 받침대 위에 올려져 한 세트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요. 이걸 발전기 세트, 현장에서는 젠셋(Genset)이라고 부릅니다.
엔진의 진동이 배로 전해지지 않도록 받침대 아래에 방진 고무를 받치기도 해요.
추진용 엔진은 뒤쪽에 감속기가 붙고, 감속기는 프로펠러 축과 이어집니다. 4번 글에서 따라가 본 그 길이에요.
그래서 엔진, 감속기, 축이 일직선으로 정확하게 맞도록 설치하는 게 중요합니다.

둘이 하나의 검은 받침대 위에 올려져 한 세트로 설치됩니다.
가운데 검은 상자는 발전기를 운전하고 상태를 확인하는 제어반이에요. (이미지 출처: Caterpillar 홍보 자료)
운전하는 시간도 달라요
추진용 엔진은 배가 움직일 때만 돌아요. 항구에 정박해 있을 때는 대부분 멈춰 있습니다.
발전기 엔진은 배가 정박해 있을 때도 배에 전기를 대기 위해 계속 돌아갑니다. 그래서 같은 배에 있어도 발전기 엔진의 운전 시간이 훨씬 빨리 쌓이는 경우가 많아요.
2번 글에서 말씀드린 것처럼, 대리점에 발전기 엔진 문의가 더 많이 들어오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 배운 용어 정리
| 영어 | 한글 | 뜻 |
|---|---|---|
| Frequency (Hz) | 주파수 | 전기가 1초에 방향을 바꾸는 횟수 |
| Governor | 거버너 | 엔진 회전수를 일정하게 지키는 장치 |
| Load | 부하 | 엔진에 걸리는 부담 |
| Parallel Operation | 병렬운전 | 발전기 여러 대를 함께 돌려 전기를 공급하는 것 |
| Rating | 출력 등급 | 용도에 맞춰 정한 엔진의 출력 기준 |
| Genset | 발전기 세트 | 엔진과 발전기를 한 받침대에 묶은 장치 |
자주 묻는 질문
발전기 엔진을 추진용으로 바꿔 쓸 수 있나요?
같은 기본 엔진이라도 연료 장치, 거버너, 출력 등급, 연결 부품이 용도에 맞게 다르게 구성되는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그대로 바꿔 쓰기보다는 제조사와 상의해서 용도에 맞게 바꿔야 합니다.
발전기 엔진 회전수가 흔들리면 어떻게 되나요?
주파수가 흔들려서 모터나 전자 장비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어요. 심하면 보호 장치가 작동해서 발전기가 전기 공급을 끊기도 합니다.
그래서 회전수가 불안정하면 거버너나 연료 장치를 점검해요.
배에서 쓰는 전기는 왜 60Hz인가요?
우리나라처럼 60Hz를 쓰는 배가 많지만, 50Hz를 쓰는 배도 있어요. 배를 설계할 때 정하며, 주파수에 따라 발전기 엔진의 회전수도 달라집니다.
발전기 엔진과 추진용 엔진, 이것만 기억하세요
발전기 엔진은 전기 품질을 지키기 위해 정해진 회전수로 꾸준히 돌고, 거버너가 부담이 바뀌어도 회전수를 지켜줍니다.
추진용 엔진은 배의 속도에 따라 회전수를 바꾸고, 감속기와 프로펠러 축으로 이어져요. 같은 엔진 모델이라도 용도에 따라 출력 등급과 구성이 달라집니다.
다음 글에서는 엔진의 크기와 속도에 따라 나누는 중속엔진과 고속엔진의 차이를 쉽게 비교해볼게요.
해상엔진에 대해 궁금한 점이 있다면 댓글로 편하게 남겨주세요. 현장에서 직접 보고 겪은 내용으로 답해드릴게요.
